나른한 주말의 일요일 배깔고 누워있다 와이프에게 밑도 끝도 없는 한마디 말을 건냈습니다.
“바다 보고 싶지 않아?”
그래서 급 바다로 나들이를 가기로 합니다. 동해를 가야할지 서해를 가야할지 고민스러웠지만 시간이 시간인만큼 (오후 1시) 비교적 가까운 서해, 안면도를 가보기로 했습니다.
(실제로 가보니 동해 못지 않게 오래 걸리더군요)
봄이는 요즘 뇌구조의 80% 이상이 ‘나가자’ 로 가득하기 때문에 차만 타도 신나합니다. 그저 앉아 있을 뿐인데 혼자서 수다와 환호, 그리고 희열을 느끼고 있습니다. 중간 중간 음료나 과자를 주면 그 기분은 더욱 증폭이 됩니다.
하얗게 열정을 불태운 봄이는 1시간이 좀 지나 잠이 듭니다. 아기의 수면시계는 놀랍도록 정확합니다. 2시 칼잠..
서해안고속도로를 계속 타고 내려오는 중 우리는 허기를 느낍니다. 배가 고픕니다. 서해대교 중간에 있는 행담도휴게소에 도착했습니다.
몇년전 친구들과 이 곳에 한번 왔을땐 야경에 빛나는 서해대교가 장관이었습니다만 오늘은 해무 + 에너지 절감을 위한 무조명에 구경할 거리가 없어졌습니다.
와이프는 검색을 시작합니다. 이곳에 오면 먹어야할 음식 Best. 결론은 짬뽕. 사진을 보며 침을 흘리는 와이프는 평소에도 짬뽕을 좋아합니다.
저와 봄이는 휴게소의 불변의 메뉴 돈까스를 시킵니다. 먹기 편한 고깃덩이가 음식중엔 최고라 생각합니다. 남들이 음식을 흡입하는 모습을 보며 봄이는 엄지손가락을 흡입합니다.
드디어 만들어진 와이프의 짬뽕. 색을 보니 아주 빨간것이 고춧기름으로 폭격한 듯한 비주얼이었습니다. 그 옆에는 더 맵게 먹으라고 고춧가루까지.. 제가 직접 먹어보진 못했지만 맛있어 보였습니다. 다음에 다시 온다면 그래도 저는 돈까스를 먹을겁니다.
와이프는 맛이 그저그렇다며 평타 칠 점수를 주었습니다. 제가 먹은 돈까스는 평타에서 좀더 후한 점수를 주고 싶었습니다.
안면도 바다를 놀러갔는데 왜 휴게소에서 밥먹은 얘기만 할까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바다에서 사진을 안찍었으니깐요..